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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2.0과 진보 2.0 ①] 왜 웹 2.0에 주목하는가?

[블로그 이야기/블로그 스토리]

좋은 글이 있어서 퍼옵니다. 원 저자의 허락을 받았음을 미리 알립니다.
원 저자 - 윤찬영(새사연 미디어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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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검색에서 답을 해본 적이 있다.

얼굴을 본 적은 없지만 웹에서 친숙한 누군가가 있다.

북마크를 웹으로 한다.

뉴스 리더로 블로그를 구독한다.

논객이 된다.

포드캐스팅을 듣는다.

전 세계의 TV를 웹으로 본다.


<웹2.0경제학>이란 책에 소개된 ‘웹2.0 중급’ 이상의 생활 특성이다. 해당사항이 없다면 당신은 아직 ‘웹2.0 초보’ 수준이거나 안타깝게도 웹1.0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하지만 과연 ‘웹2.0’이란 게 이렇게 어렵기만 한 걸까?


웹2.0이 도대체 뭐야?


‘웹2.0’이 새로운 트랜드로 떠오르고 있다. 으레 UCC 동영상이란 말과 함께 다니는 걸 보면 활자와 이미지 시대의 뒤를 잇는 동영상 시대를 가리키는 것으로 들리기도 하고, 기계 조작에 익숙한 젊은이들만의 톡톡 튀는 문화로 이해되기도 한다.


우선, 글자 그대로 해석해보자. ‘웹(web)’은 물론 월드 와이드 웹(www, world wide web), 즉 우리가 흔히 인터넷이라고 부르는 세계적 규모의 컴퓨터 통신망을 뜻한다. 여기에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가리키는 2.0이 붙었으니 ‘인터넷의 업그레이드 버전’ 정도가 글자 그대로의 뜻이라고 할 수 있다.

웹이 일반인을 상대로 서비스되기 시작한 시기를 1990년대 초로 보면 벌써 10년도 더 지난 일이니 그 사이 통신 속도의 증가와 무선 기술의 개발 등 엄청난 기술적 발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웹2.0은 단순히 기술의 발전을 가리키는 용어가 아니다.

“기술의 문제는 그리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RSS를 비롯한 기술적 표준의 도입이 자본의 통제로부터 벗어나는 흐름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진보 블로거인 황의충(서울노동광장 교육국장) 씨는 웹2.0을 대표하는 기술들은 이미 보편화되었다고 말하며 웹2.0을 새로운 기술로 이해하는 시각을 경계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웹2.0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 닷컴 버블의 붕괴는 역설적으로 웹의 진화로 이어졌다

웹2.0의 탄생 배경을 찾아 199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1993년 4월 웹이라는 새로운 길이 열리자 기술력과 패기로 뭉친 젊은 개척자들이 금광을 캐기 위해 모험에 나서기 시작했고 이들을 따라 자본도 몰려들었다. 허름한 창고 한 켠에서 컴퓨터 몇 대로 시작해 세계적인 기업을 일구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들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런 골드러쉬 속에서 나스닥 지수는 한때 5,000선을 넘나들기도 했지만 2002년 10월에 이르러 1,114포인트까지 내려 앉고 만다. 80%의 자본이 흔적도 없이 증발한 것이다.

이른바 ‘닷컴 버블’의 붕괴로 불리는 이러한 혹독한 지각 변동 속에서도 살아남은 기업들이 있었으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구글(www.google.com), 야후(www.yahoo.com), 아마존(www.amazon.com) 등이 그것이다. 2004년 미국의 IT 전문 출판 미디어인 오라일리(O’Reilly)사는 “닷컴 붕괴에서 살아남은 인터넷 기업들의 성공 요인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다”며 컨퍼런스를 제안했는데 이 컨퍼런스의 이름이 바로 ‘웹2.0 컴퍼런스’ 였다.

결국 ‘웹2.0’은 닷컴버블의 붕괴로부터 살아남은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했던 가치, 즉 공유’, ‘참여’, ‘개방’ 등이 새로운 가치로 자리잡은 시대적 흐름을 가리키는 용어다.


누가 웹2.0 시대를 주도하는가


1990년대를 지나오면서 웹에 대한 접근을 어렵게 하던 기능적 장벽은 사라졌다. 웹브라우저를 띄워 원하는 사이트를 찾아가거나, 정보를 검색하고 이메일을 보내는 등의 기능은 TV를 켜서 원하는 채널을 찾는 행위만큼 보편적인 것이 되었다.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플랫폼으로서의 웹(Web as platform)’이 등장했다. ‘생산과 공유’의 기술적 기반을 뜻하는 플랫폼의 등장은 사용자 스스로가 생산한 컨텐츠를 웹에 등록하고 만인과 공유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소수가 독점하던 컨텐츠의 생산권과 공유권이 대중에게로 확장된 것이다. 결국 웹2.0의 등장은 소수가 장악해온 웹의 지배권이 급속하게 무너져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술과 자본이 뒷받침해온 웹의 공고한 권력을 평범한 다수가 위협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루 약 3,000명이 방문하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 블로거 명승은(매일경제 IT 기자) 씨도 “웹2.0의 핵심은 민주주의와 권력 분산”이라고 평가했다.


웹2.0을 곧 ‘웹 민주주의 혁명’으로 해석하기엔 아직 이르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 잡은 것은 분명하지만, 대중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가치가 과연 대중의 몫으로 돌아갈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삼스럽지만 어느 기업도 민주주의의 확산을 목표로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결국 ‘이윤 창출’과 ‘권력 분산(혹은 민주주의)’이라는 서로 다른 두 개의 가치를 좇는 집단 가운데 어느 쪽이 먼저 스스로를 변화시켜 주도력을 확보하는가의 문제가 아닐까.



▲ 구글의 자유로운 문화를 보여주는 사무실 풍경. 최근 구글의 독특한 기업 문화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기업들은 수년 전부터 변화를 모색해왔다. 나이키는 몇 년 전부터 소비자들이 직접 디자인 한 신발을 제작해주는 꿈같은 서비스(nikeid.nike.com)를 도입해 시행해 오고 있다. 최고 수준의 디자이너만이 할 수 있던 일을 대중에게 ‘개방’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차세대 운영체제인 `비스타`의 베타판을 전 세계 약 200만 명의 평가자들에게 배포해 개선점을 찾았으며, 시스코는 회사가 부딪힌 문제를 대중의 지혜로 해결하는 이른바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위키피디아를(http://www.wikipedia.org)를 가능케 한 위키(wiki) 기술 - 웹 상의 협업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또는 기술 - 도 기업에 의해 활용되고 있다. 티위키(twiki)라는 소프트웨어는 모든 직원들이 업무 처리에 필요한 정보의 공유는 물론 ‘편집’까지도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활용해 수직적인 의사결정구조를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삼성그룹이 밝힌 ‘웹 2.0 경영’도 기존의 경영 문화를 혁신하려는 움직임의 하나다.

그 뿐이 아니다. 야후는 2004년부터 사진 공유 사이트인 플리커(www.flickr.com)와 즐겨찾기 공유 사이트인 델리셔스(http://del.icio.us)를 비롯해 다양한 성격의 인터넷 기업 20여 개를 인수했다. 또 구글은 2006년 말 웹 동영상 시장의 45%를 점유하고 있던 동영상 플랫폼 사이트 유튜브(www.youtube.com)를 16억5000만 달러라는 엄청난 액수에 인수했다. 플리커, 델리셔스, 유튜브는 모두 웹2.0 시대를 주도하던 신흥 기업들이다. 구글과 야후 같은 ‘생존 기업’들 조차 대중의 참여 공간을 확대하기 위해 끊임없이 힘을 쏟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의 몇 가지 사례만으로도 기업들이 마케팅 전략과 경영 전략, 그리고 장기적 비전까지도 시대 변화에 맞게 빠르게 혁신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진보 세력은 어떨까?


진보를 위한 새로운 모색이 필요하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토를 내걸고 지난 2000년 창간한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는 자타가 공인하는 웹2.0의 성공적 모델이다. 기자 교육을 받지 않은 독자들의 기사로 신문을 제작해 주류 언론의 독점적 권위를 무너뜨린 것이다.

이러한 UCC 모델을 가능케 한 것은 기술이 아닌 철학이었다. 검증된 기자만이 가질 수 있다고 믿었던 기사 작성권한을 대중에게 개방함으로써 오히려 언론 본연의 역할인 공론장 형성이 가능하다는 인식의 전환이 있었던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기사 생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최근 ‘네티즌 편집판’이라는 별도의 페이지를 통해 제한적이나마 편집권까지 개방하고 있다.


▲ 위키피디아 사이트의 첫 화면. 위키 백과사전은 200여 개의 언어로 만들어지고 있다. 한글판 사이트는 http://ko.wikipedia.org/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인식은 크게 확산되고 있지 못하다. 우리 사회의 진보를 대표하는 시민사회단체들에서 기업의 혁신에 버금가는 새로운 방식의 ‘운동’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은 접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황의충 씨는 “진보진영은 여전히 내부적인 조직운영도 수직적이며 국민과의 소통 방식도 일방적”이라고 평가했다. 새로운 소통 구조를 만들어 대중과 눈높이를 맞추는 등 “웹2.0을 통해 스스로가 변화해가는 훈련의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불과 6년의 역사를 가진 위키피디아는 230년 전통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권위를 넘어서려 하고 있다. 스스로 권위를 포기함으로써 새로운 권위를 얻은 셈이다. 굳이 웹2.0이란 표현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변화된 환경 속에서 기존의 익숙한 방식과 권한을 포기하고 무엇으로 그 빈자리를 채울 것인가의 문제가 아닐까. 어쩌면 해답은 이미 나와 있는지도 모른다.


[관련글]
2008/03/29 - [블로거 되기] - [웹 2.0과 진보 2.0 ②]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본 웹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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